비만이 췌장암 발병의 원인인가?
출처 : Worldwide Burden of, Risk Factors for, and Trends in Pancreatic Cancer (2020)
전세계적으로 췌장암은 12번째로 흔한 악성종양이며 암사망률의 7번째 주요 원인이다. 췌장암은 미국을 비롯하여 최근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폐암에 이어 2030년에는 암관련 사망의 두번째 주요 원인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적절한 선별 및 진단 접근법의 부족, 췌장의 깊숙한 위치, 수행의 어려움으로 인해 치료 성공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보고되고 있다. 조직 생검, 공격적인 임상 경과, 방사선 요법이나 화학 요법에 대한 낮은 반응률 등 폐암의 조기 전이 특징과 더불어 5년 생존율은 대략 6~8%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췌장암 발병률을 낮추고 예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잠재적인 위험인자를 파악하고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비만은 췌장암 발병과 관련이 있음을 보고하였다.
하지만 중요한 질문이 있다.
Q1. 그렇다면 과연 비만이 췌장암의 직접적인 원인 요인인가?
Q2. 대사 건강과 무관하게 정상 체중만을 유지한다면 암발생 위험이 낮은가?
최근 우리나라 전국 인구기반 코호트 데이터를 이용하여 췌장암 발생위험과 대사 건강 및 비만 페노타입(phenotype)에 대한 영향을 조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자료를 이용하여 추적관찰한 결과로 347,434명의 한국성인 데이터를 분석하였으며, 모집단을 대사적으로 건강한 상태와 체질량 지수(BMI)에 따라 4개의 그룹으로 나누었다.
-대사적으로 건강한 정상 체중(metabolically healthy normal weight, MHNW),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지만 정상체중(metabolically unhealthy normal weight, MUNW),
-대사적으로 건강하지만 비만(metabolically healthy obese, MHO)
-대사적으로 건강에 해로운 비만(metabolically unhealthy obese, MUO)
비만은 종종 염증, 산화 스트레스, 인슐린 저항성 및 고인슐린혈증을 포함한 유사한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갖는 대사 증후군으로 정의되는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상태를 동반한다. 이전 연구에서는 이러한 메커니즘이 췌장암 발병 및 예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제안했.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대사성 비만 표현형의 고유한 하위 집합을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HO)이라고 하며, 이는 심장 대사 위험 프로필이 없는 비만을 나타낸다. 반면에,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하지만 정상 체중(MUNW)군에서는, 정상 체중에도 불구하고 증가된 인슐린 저항성, 염증 및 기타 대사 증후군 특징을 나타내었다.
<최근 연구결과>
최근 연구는 대사적으로 건강한 과체중/비만 표현형과 유방암 발병률 사이의 역상관관계를 보여주었다. 대사적으로 건강에 해로운 비만(MUO) 표현형을 가진 개체는 위암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지만 MHO 표현형을 가진 개체는 그렇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연구에 따르면 MUNW 그룹의 남성은 대장암 위험이 높지만 비만 자체가 대장암 발생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하였다. 비만은 또한 대사적으로 건강한 남성과 건강하지 않은 남성 모두에서 갑상선암 발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음을 나타내었다.
이상과 같이 대사 건강과 비만 표현형 및 췌장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의 병태생리학적 중요성과 잠재적 임상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이 주제에 대한 연구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연구는 주로 대사증후군이 지속될 경우 췌장암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상관관계 연구가 발표되었다.
일반적으로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허리둘레 남자 90cm, 여자 80cm 이상) ▲높은 혈압(수축기 130mmHg, 이완기 85mmHg 이상, 또는 고혈압 치료 중) ▲높은 공복혈당(100mg/dl 이상 또는 당뇨병 치료 중) ▲높은 중성지방(150mg/dl 이상 또는 고지혈증 치료 중) ▲낮은 고밀도 지방(HDL) (남자 40mg/dl 미만, 여자 50mg/dl 미만) 중 3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번 연구는 한국의 종단적 국민건강보험공단-국민건강검진 코호트(NHIS-HEALS)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여 일반 인구에서 대사 건강 및 비만 표현형이 췌장암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 체중이나 비만보다 중요한 대사 건강과 췌장암과의 관련성>
표 1. 대사성 비만 표현형에 따른 췌장암의 HR 및 95% CI
(출처 : Cancer Epidemiol Biomarkers Prev. 2021 Mar;30(3):521-528. doi: 10.1158/1055-9965)
그림 1. Kaplan–Meier estimates of the probability of pancreatic cancer according to metabolic health and obesity status stratified by age. A, Probability of pancreatic cancer in individuals aged <65 years. B, Probability of pancreatic cancer in individuals aged ≥65 years. MHNW, metabolically healthy normal weight; MHO, metabolically healthy obese; MUNW, metabolically unhealthy normal weight; MUO, metabolically unhealthy obese.
(출처 : Cancer Epidemiol Biomarkers Prev. 2021 Mar;30(3):521-528. doi: 10.1158/1055-9965)
위 두가지 질문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결과, 체질량 지수(BMI)와 상관없이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표현형은 췌장암의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대사적으로 건강한 표현형을 가진 비만인은 췌장암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
표 1은 대사 건강과 비만 표현형 및 췌장암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나타낸다. MHNW, MUNW, MHO 및 MUO 그룹의 췌장암 발병률은 각각 1,000 persons-years당 0.36, 0.72, 0.34 및 0.53이었다. 췌장암의 위험은 모든 모델에서 MHNW 그룹보다 MUNW 및 MUO 그룹에서 더 높았다. 연령, 성별, 흡연 여부, 알코올 섭취량, 신체 활동, 소득 수준, 헤모글로빈, 크레아티닌, ALT 및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정한 후 MUNW 및 MUO 표현형에 대한 발병 췌장암의 보정 HR은 1.52(95% CI, 1.27–1.81)과 1.34(95% CI, 1.12–1.61)(MHNW 표현형과의 비교했을때)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MHO군은 MHNW군과 비교하여 조정 전후의 췌장암 발생(조정 HR, 1.07; 95% CI, 0.88-1.31)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림 1에서 연령에 따른 대사 건강 및 비만 표현형에 대한 추적기간 6.5년 동안 췌장암 발병 확률의 Kaplan-Meier 곡선을 보여주고 있다. 추적 기간 동안 췌장암 발병률은 젊은 그룹(65세 미만)과 노인(65세 이상) 그룹 모두에서 MHNW 그룹보다 MUNW 및 MUO 그룹에서 유의하게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고령군에서 MUNW 표현형은 췌장암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대사 건강하지 않은 표현형이 비만이나 체중과 별개로 췌장암 발생의 위험요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으며, 당뇨 등 대사증후군이 지속되면 췌장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선행 연구를 보다 심도있게 분석한 연구로 의의가 있다.
References
Changes in Metabolic Syndrome Status are Associated With Altered Risk of Pancreatic Cancer: A Nationwide Cohort Study (2022). Gastroenterology 2022 Feb;162(2):509-520.e7. doi: 10.1053/j.gastro.2021.09.070
Effect of Metabolic Health and Obesity Phenotype on the Risk of Pancreatic Cancer: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2021). Cancer Epidemiol Biomarkers Prev. 2021 Mar;30(3):521-528. doi: 10.1158/1055-9965
The association between metabolic health, obesity phenotype and the risk of breast cancer. Int J Cancer 2017;140:2657–66. doi: 10.1002/ijc.30684.
의과학연구정보센터(MedRI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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