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IH에서 마우스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 결과, 척수 손상부위의 반흔 형성이 신경 재생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성상세포(星狀細胞astrocytes)라 부르는 반흔형성 세포는 척수가 손상된 부위를 넘어 신경이 재생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이와 같은 생각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우스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성상세포가 만드는 반흔이 척수손상 이후의 재결합과 재생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IH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는 <네이쳐>지에 발표되었다. 연구책임자인 UCLA 신경생물학교수인 마이클 솔프로뉴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까지의 여러 연구에서는 반흔형성이 처수손상 후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왔었기 때문에 우리는 처음에 크게 놀랐지만, 재생과정을 정밀하게 관찰하기 시작한 다음부터 반흔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이 결과에서, 우리는 반흔이 장벽이 아니라 연결 다리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이를 토대로 마비성 척수손상 치료를 위해 더 우수한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뉴런(신경의 기본 단위)은 축색돌기(액손)이라는 길게 생긴 구조를 통해 메시지를 보내어 다른 뉴런과 커뮤니케이션한다. 뇌나 척수의 이러한 축색돌기가 절단되면 자동적으로 다시 자라지 못한다. 그래서 척수의 축색돌기 손상은 마비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손상이 생기면 성상세초가 활성화되어 손상부위로 이동해 가고 면역시스템의 세포들과 함께 반흔(흉터)를 만들게 된다. 이러한 반흔은 손상부위에서 염증을 감소시키고 조직손상이 전파되지 않도록 함으로 즉각적인 이익이 된다. 그러나 반흔의 장기적 영향은 축색돌기의 재생을 방해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었다.
연구진은 3가지 다른 마우스 모델을 이용하여 축색돌기의 재생에 성상세포 반흔이 주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연구진은 척수를 손상시킨 후 반흔을 제거하거나 반흔 형성을 막는 방법을 이용했다. 그 결과 성상세포반흔이 없을 경우 축색돌기가 재생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척수손상 마우스 실험에서는 연구진이 성장인자(축색돌기의 성장을 자극하는 분자물질)을 손상부위에 주입하였는데 그 결과 성상세포반흔을 통해 활발한 재생이 이루어지는 것이 관찰되었다. 그러나 연구진이 반흔형성을 막았을 때는 재생이 크게 줄어들었다.
유전자분석에서는 성상세포뿐만 아니라 비-성상세포들도 손상부위에서 재생에 관여하는 화학물질을 분비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여러 물질들 속에서 재생을 차단하는 분자와 촉진하는 분자가 모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를 감독한 NIH의 신경질환및 뇌졸중연구소(NINDS) 린 제이크먼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뇌와 척수손상 후 나타나는 복잡한 반응을 이해 하는데 있어 중요한 발견입니다. 반흔형성 성상세포가 재생에 도움을 주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러한 세포의작용을 막는데만 촛점을 맞춘 기존의 치료법이 척수손상의 재생에 도움이 주지 않음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 주위에서는 매년 수 천 명이 각종 사고로 척수손상을 당하여 하지가 마비되는 등의 장애를 지닌 상태로 남은 삶을 살아가야 한다. 척수손상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신경이 손상부위를 넘어서 다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연구를 토대로 연구진은 앞으로 성상세포 반흔이 재생을 돕는 정확한 기전을 찾고 이러한 반응을 촉진시킬 방법을 계속 연구할 계획이다.
참고문헌
Anderson MA et al. Astrocyte scar formation aids CNS axon regeneration. Nature. March 30, 2016. DOI: 10.1038/nature17623
링크:
http://www.nih.gov/news-events/news-releases/new-role-identified-scars-site-injured-spinal-cord